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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근교 후에 카이딘 황제릉, 화려한 도자기 장식과 뙤약볕 계단 후기

Vietnam/Huế

by 옵저버 #505 2026. 7. 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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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Hue) 시내 중심부에서 카이딘 황제릉(Lăng Khải Định)까지는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다. 도보나 대중교통 이동은 무리가 따르므로, 그랩(Grab)을 호출해 차량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외곽 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점차 한적한 산기슭으로 진입하게 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 정신이 쏙 빠졌다. 평일 이른 오전이라 인파가 덜할 거라 방심했던 탓이다. 도착 직후 주차장에는 아직 여유가 있었으나, 이내 단체 관광객을 가득 실은 대형 버스가 줄지어 진입했다. 무리가 하차하기 전 서둘러 유적지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표소 위치 착각하면 두 번 고생한다

카이딘 황제릉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매표소 위치다. 매표소는 능으로 올라가는 메인 돌계단 진입로 우측에 별도 부스로 마련되어 있다.

능 입구에서 당연히 표를 팔 거라 지레짐작하고 메인 계단으로 그냥 직진했다. 결국 표를 끊고 오라는 안내를 받고 다시 뙤약볕을 뚫고 맨 아래 주차장 부근 계단까지 내려와야 했다. 더운 날씨에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한 셈이다. 입장료 부스에서 150,000동을 지불했다. 콤보권인지 일행 요금이 합쳐진 건지 정확히 확인하진 못했지만 총액은 저렇게 나왔다. 잔돈과 표를 챙겨 우측 계단으로 다시 진입했다.

 

이 계단을 오르기 전에 반드시 오른쪽 부스에서 표를 끊어야 헛걸음을 안 한다

 

밖에서 보면 온통 짙은 잿빛이라 꽤나 무거운 분위기가 난다

 


직선으로 뻗은 오르막, 그리고 석상

문턱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계단 구간이 시작된다. 카이딘 황제릉의 전체 면적은 다른 베트남 왕릉들에 비해 엄청나게 넓은 편은 아니지만, 입구부터 최상단 제단 건물까지 철저하게 일직선 오르막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광장 좌우로는 문관과 무관, 말 모양의 석상들이 도열해 있다.

 

돌로 조각된 신하들 석상을 보니 다른 동남아 유적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기둥마다 새겨진 용 조각들의 보존 상태가 상당히 훌륭하다

 

건축 당시 서양의 콘크리트 기법이 도입된 탓에 외관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탁한 회색빛을 띤다. 세월의 흔적과 검은 이끼가 더해져 특유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땡볕 아래서 이 거대한 회색빛 석조건물을 보고 있으니 열기가 더 차오르는 기분이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지형 특성상 쉴 수 있는 그늘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자나 양산 없이 맨몸으로 방문했다가는 정수리로 쏟아지는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아야 한다.

 


도자기와 유리 파편이 만든 화려한 내부 반전

가파른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핵심 건물인 천정궁(계성전)에 닿는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건축물 감상이고 뭐고 내부로 빨리 들어가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무채색의 외관과는 180도 다른 풍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화려한 조각이 돋보이는 천정궁 외관

 

깨진 도자기와 유리를 하나하나 붙여 입체감을 살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벽면부터 기둥, 천장까지 내부 전체가 도자기와 유리 파편으로 빼곡하게 장식되어 있다. 과거 프랑스 등지에서 수입한 병이나 그릇을 잘게 깨뜨려 모자이크 방식으로 정교하게 붙여냈다.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입체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내부 제단. 과거 황제의 취향이 엿보인다

 

천장의 구름과 용 그림, 벽면의 디테일은 한참을 서서 올려다보게 만든다

 

어두운 실내 조명 속에서도 유리 조각들이 빛을 반사해 공간 전체가 번쩍거린다. 내부에 전시된 유물들과 기하학적 패턴들을 뜯어보면 베트남 여타 유적지와는 확실히 다른 궤를 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 안치된 황제 청동상 앞은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가장 붐비는 구역이다.

 


꼭대기에서 마주한 땀을 식히는 바람

천정궁 관람을 마치고 건물 밖 최상단 마당으로 빠져나왔다. 입구에서부터 계단을 따라 일직선으로 곧장 올라온 탓에, 난간에 서면 능 전체의 구조와 주변 산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탁 트인 전경과 석탑들

 

시야를 가리는 높은 장애물이 없어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높은 지대에 올라선 덕분인지 제법 상쾌한 바람이 불어왔다. 올라오면서 겪었던 불볕더위와 체력적 고단함이 어느 정도 보상받는 기분이다. 잠시 난간에 기대어 열기를 식힌 뒤, 올라왔던 계단을 따라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후에 카이딘 황제릉(Lăng Khải Định) 방문 정보

  • 위치 및 이동: 후에 시내에서 거리가 멀어 도보 이동 불가, 그랩(Grab) 등 차량 호출 필수
  • 입장료: 성인 150,000동, 어린이 30,000동
  • 매표소 주의사항: 메인 돌계단을 오르기 전 진입로 우측 아래에 별도 부스가 있음. 무작정 계단을 올라가면 표를 사러 다시 내려와야 하니 주의
  • 실전 꿀팁: 능 전체가 가파른 일직선 오르막 구조이며 그늘이 거의 없음. 맑은 날에는 모자, 선글라스, 마실 물을 챙겨 더위에 대비할 것
  • 관람 포인트: 잿빛 콘크리트 외관과 대비되는 천정궁 내부의 도자기·유리 모자이크 장식,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능의 전경

 


무채색 외관과 화려한 내부의 반전이 확실한 곳이라, 더위만 각오하면 후에에서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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